EDA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꾼 PCB 통합 설계 및 검증 환경

NE-Korea 지난 4~5년간 EDA 업계는 지리한 불황의 터널에서 헤어나오고 있지 못하다. 그러한 원인을 분석함에 있어서 시장에 과잉 공급된 툴들과 애플리케이션 벤더들의 기술적 평준화에 기인한 요인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술의 진보를 따라잡지 못하는 툴 개발 기술의 시차적 지연 때문에 고객의 시선을 집중시키지 못하는 문제 역시 시장의 정체를 반복하게 하는 주된 요인 중 하나다.

EDA 시장성의 한계
여러 벤더들이 보유한 기술 수준이 거의 정점에 이른 상태에서 툴 벤더들간의 과도한 경쟁은 소모전 양상을 띠게 될 것이며, 당분간은 한정된 시장 내에서 제 살 깎아먹기가 지속될 지도 모른다. 어느 누구도 부동의 1위를 고수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개되는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결국 최대의 피해자는 고객인 사용자가 될 것이며, 동시에 이러한 정체의 시기를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노력 중에는 사용자가 담당해야 할 몫도 틀림 없이 존재할 것이다. 사용자의 선택이 기술의 발전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기술적 측면에서 대부분의 벤더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어느 정도 정점에 도달했다는 가정이 동의를 얻을 수 있다면, 이제는 이 모든 주체들이 속해 있는 시장의 파이를 넓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도 좋을 것이다. 새로운 기술 개발에 주력하기보다는 새로운 프로세스로 기존 설계 방식과 검증 기법을 되돌아 봄으로써 시장에 대해 창의적으로 접근하는 시도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시도는 DFM(Design for Manufacturing), 케이블링 해석, 시스템 레벨, 열 해석 등의 분야로 시선을 돌리게 하는 변화를 이끌어 내기도 하지만, 이 글에서는 좀 더 원론적이고 하부에 속하는 부분들을 논의하고자 한다. '타임투마켓'이라는 용어는 EDA의 PCB 설계만 놓고 본다면 '디자인투마켓(Design to Market)'으로 해석해도 좋다. 또한 EDA 툴 사용자인 전자기기 제조업체의 발 빠른 시장 접근성은 몇 가지 요인을 통해 재고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이러한 제안은 지금까지 업계에서 꾸준히 언급되어 왔던 것이지만, 이 글을 통해 또 다른 접근 방법이 있음을 알리고자 한다.

통합 설계 등장의 배경
현재 '디자인투마켓' 프로세스는 '회로 설계-PCB 설계(부품 설계-부품 배치-배선)-해석-프로토타입 구축-검증(DFM/DFA/DFT)-생산-출시'라고 하는 직렬적 프로세스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그림 1).

오래 전부터 지속되어 온 이 프로세스는 지금껏 아주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인식되어 왔다. 일부 전자기기 제조업체에서는 앞으로도 한 동안은 전체 프로세스 중 일부를 건너 뛴 채 작업을 진행해도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90nm 이하 미세 공정 기술의 등장과 PCI 익스프레스 인터페이스 사용, RoHS 규제(특히 무연화) 등 업계 전반의 구조적 변화는 기존 프로세스 중에서 '해석(분석 또는 시뮬레이션)'이라고 하는 과정을 전자기기 개발자들이 단순히 건너 뛸 수 없게 몰아 세우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생기게 된 배경에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EDA 시장의 구성원이라고 인식돼 왔던 툴 공급자(벤더)와 툴 구매자(전자기기 설계 개발자 또는 회사) 외에 최종 구매자(전자기기의 완성품 구매자)까지 자리잡고 있다.
최종 구매자는 좀 더 슬림하고 보다 복합적이면서 다양한 부가 기능을 제공하는 참신한 제품을 요구한다. 이는 기존의 설계 방식과 검증 방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전자 제품의 소형화 및 박형화 추세는 최종 구매자의 요구에 의해 전체 업계가 이끌려 나가는 상황을 빚어냈다. 툴 벤더와 최종 구매자 사이에서, 전자기기 제조사는 제품의 설계에서 생산까지 기존의 방식이 아닌 전혀 새로운 방법론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게 됐으며, 해석이라고 하는 프로세스를 무시하고서는 더 이상 안정적인 제품 공급이 어렵게 되었다. 게다가 시장에서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으로 '해석'이라고 하는 프로세스를 완성하기 위한 기존 프로세스의 문제점을 살펴 보자. 설계 데이터를 넘겨받아 해석을 하는데 필요한 요소는 사실 그리 많지 않다. EDA에서 해석은 라이브러리와 설계 데이터, 그리고 툴만 있으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추려면 툴 사용자는 너무도 많은 시간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통합되어 있는 툴 간의 설계 데이터 공유는 쉽다. 이에 반해 공급사가 다른 각 제품간의 데이터 변환은 투입시간대비 비효율적인 수작업과 함께 지루한 반복작업까지 요구한다. 라이브러리의 공유는 불가능하며 재사용 또한 쉽지 않다. 이 정도 상황이면 개발자는 해석이라고 하는 프로세스에 지칠 수밖에 없다.
해석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그 종류 또한 만만치가 않다. 열 해석에서 전송선로해석(Signal Integrity), 전력해석(Power Integrity) 등 거쳐야 할 프로세스가 상당하다. 여러모로 최상의 설계 툴과 최적의 해석 툴을 선택해야 하는 과정에서 이상적인 접점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복잡하고 골치가 아플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복잡함은 단지 '해석'이라고 하는 단계에 대한 얘기였을 뿐이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검증'이라고 하는 분야도 남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직렬 프로세스 상에서 하나의 문제를 발견했다고 할 때 개발자들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어떠한가? 아주 제한적이며, 보통의 경우 초기 프로세스로 복귀해야 하는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통합 설계 및 검증'이 요구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나의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바로 해결해 모든 프로세스에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라이브러리를 하나로 관리할 수 있고, 설계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기만 하다면 이 모든 문제들은 근본부터 풀릴 수 있다.

통합 설계 및 검증 환경의 필수 요소
앞서 통합 설계 및 검증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라이브러리와 툴의 재사용에 대해서 짧게 거론해 본 바 있다. 이제 구체적인 통합 설계 및 검증에 위해 필요한 구성요소에 대해 알아보자.

* 툴 통합
설계에서 생산까지의 각 프로세스에 필요한 툴은 개별 프로세스마다 다양하다. 쓸만한 툴, 최적의 툴을 선택하는 것은 사용자의 몫이므로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한 프로세스에서 다음 프로세스로 이어지는 과정이, 또는 전체 프로세스가 서로 영향을 미치며 상호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툴의 선택은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사용하고 있는 설계 소프트웨어와 해석 소프트웨어간의 인터페이스가 원활한지 여부만이라도 당장 확인해 볼 일이다. 또한 해석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설계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이상의 작업이 완벽하지 않다면, 툴 통합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PCB 전체 설계에서 생산까지의 프로세스를 담아 낼 수 있는 통합 자료구조가 필요하며, 이는 툴 통합의 기본 요소가 된다. 통합 자료구조에 접근할 수 있는 완성된 형태의 공통 애플리케이션이 있다면 통합의 효과는 극대화 될 수 있다(그림 2). 여기서 공통 애플리케이션은 회로 설계, PCB 설계, 검증, 해석 등 모든 프로세스의 행위를 가능케 하는 툴을 의미한다.


* 인적 통합
대단위 전자제품 제조사에서 각 사업부별, 또 그 사업부의 소 그룹별 인원 배치는 어떠한가? 소 그룹별 설계, 해석, 검증 인원을 따로 할당하고 있지는 않은가? 부서가 다른 설계 엔지니어들 간의 교류는 원활한가? 해석 엔지니어들 간에는, 그리고 검증 인력들 사이의 교류는…? 인적 통합 문제는 복잡하게 얽힌 탓에 가장 풀기 어려운 사안일지도 모른다. 이는 단순히 인원을 한 곳에 모아 놓는 정도의 문제로 풀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절대로 아니다.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동종 엔지니어들을 산발적으로 흩어놓고 개별 문제를 풀어가는 현재의 상황은 인력의 비효율적 소모이며 역 주행이 될 수밖에 없다.

* 라이브러리 통합
인텔이 제공하는 칩셋을 예로 들면, 디바이스 자체는 물리적으로는 한 개이다. 그러나 각 프로세스마다 이를 표현하는 방법과 사용 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부르는 명칭과 데이터가 개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로직 심볼, 풋프린트, 버퍼(모델), 열 구성요소 등 회로도 설계, PCB 설계, 전송선로 해석, 열 해석 등의 분야에서 붙이는 명칭 또한 다양하다.
이로 인해 엔지니어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각 단계별로 데이터를 취합하고 관리하는데 불필요한 작업과 시간적 낭비를 감수해야만 한다. 이는 전체 통합 및 검증을 어렵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인이 되며, 최우선 순위로 처리되어야 할 통합 및 검증 시스템의 기본이 되는 부분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분산관리 되고 재사용이 어려운 라이브러리는 특정 프로세스 상의 문제 발생시 초기 프로세스로 회귀해 문제를 처음부터 다시 풀 수밖에 없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데이터를 한 데 묶어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만든다(그림 3).


통합 설계 및 검증 환경의 구현

통합 설계의 기본 요건이 구비되었다면, 통합 설계 검증의 구체적 실행은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자. 여기서는 설계와 검증이라는 측면에서 이를 평가하고, 앞서 말한 직렬 프로세스와의 비교를 통해 통합 설계 및 검증 방법의 장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현재 EDA 툴 공급사들은 저마다 수직/수평 통합을 외치고 있다. 목표는 같다. 다만, 목표에 접근해 가는 과정에 있어서, 상업적 수익성과 시장성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직/수평 통합이라는 목표는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직렬 프로세스가 통합된 사례를 살펴보자(그림 4).

그림 1과 비교해 보면 그림 4의 프로세스는 분명히 장점이 있어 보인다. 하나의 프로세스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당 프로세스 내에서 해결했을 때, 나머지 프로세스들은 자동적으로 오류 수정 결과를 반영 받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문제의 핵심은 라이브러리의 통합에 있으며, 그림 4의 병렬 프로세스의 중심에는 통합 자료 구조가 전제되어야 한다. 일례로 전송선로 해석의 결과로 발견한 오류의 수정은 PCB 설계 데이터에 즉시 반영될 수 있으며, 부품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공통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고 있다면 그 결과는 회로 설계 데이터까지 일괄적으로 반영되게 된다.

통합 설계 및 검증 환경의 효과
통합된 설계 및 검증 시스템의 활용은 전자기기 개발자들에게 있어서 보다 효율적이고 직접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전자기기 제조업체에게 있어 피할 수 없는 해석 환경은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될 것이다.
이 때 모든 조건을 갖춘 통합 설계 및 검증 환경은 툴의 중복 투자 방지, 반복 작업의 축소라는 경제적 이익과 함께 효율성의 극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점에서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라 일컬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생산에서 설계까지 최적의 솔루션에 대한 선택을 엔지니어가 결정할 수 있는 상황과 맞물려, 시장의 주도권이 기존에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행사해 온 EDA 툴 공급사로부터 툴 사용자인 엔지니어들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 시장은 원래의 방향대로 그 흐름을 이어나갈 것이며, EDA 시장 역시 모든 구성원들에게 훨씬 더 큰 시장의 파이를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으로도 밝은 전망을 갖게 될 것이다. 긍정적 변화의 신호에 망설일 이유는 없다.

허선회 대표이사|(주)폴리오그

출처 : 니케이 일렉트로닉스 2009년 09월호
http://www.nekorea.co.kr/article_view.asp?seno=5817